2018 전통산사 문화재활용프로그램<대둔산 대흥사>

‘44깨어있는 영웅을 만난다

 

 

 

대흥사 44색 깨어있는 영웅을 만나는 시간.

630일부터 12일 동안 잠시 빌딩과 아파트를 벗어나 옛사람들의 정취가 담긴 산사에 와서 전통문화재에 담긴 이야기를 만나고 향유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흥사는 마치 연꽃의 중심부처럼 두륜산이 산사를 포근히 에워싸 어머니의 품에 안긴 느낌이 듭니다. 고요한 숲속을 거닐면 마음조차 평화로워집니다.

거대한 박물관인 산사에는 돌담 하나하나에도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대웅보전에 가면 원교 이광사의 편액 글씨가 춤을 추듯 다가옵니다.

무량수각이라는 추사의 우직한 글씨가 마음에 기둥처럼 곧게 섭니다. 서산대사가 왜 삼재를 면할 수 있는 곳이라 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초의선사가 살았던 일지암에서 대륜산의 운무를 보며 차 한잔 마시니 선다일여의 옛선사들과 정담을 나누는 듯합니다. 유배지에서 추사가 초의선사에게 차를 보내달라고 간곡히 부탁하는 장면을 떠올립니다.

초의선사는 동다송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흐르는 물이 고여 있는 물보다 좋으며

그늘을 등지고 있는 물이

햇볕에 드러난 물보다 참되다.

참된 것은 원래 맛이 없고

참된 물은 향기가 없다.

 

 

 

  <사찰문화재 해설>

대흥사 곳곳은 살아있는 박물관입니다. 표충사 편액은 정조대왕의 글씨로 굵고 유연한 기상이 과히 대왕의 기백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원교 이광사와 추사 김정희 선생님의 이야기가 담긴 대웅보전과 무량수각 편액은 천재들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경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획 하나에 담긴 세월과 운치가 마치 옛날의 어느 한 장면에 들어온 듯했습니다.

정수스님은 천불전을 소개해주시면서 세번만 절해도 삼천배라고 했습니다. 만배에 도전해도 부담 없이 좋을 천불전의 편액은 이광사 선생님의 개성 있는 필체가 두드러져보였습니다.

대흥사 여기저기 고개를 돌릴 때마다 보물이 그득하였습니다. 침계루를 지날 때에는 계곡물을 베고 누운 옛 선사의 정취가 떠오르며 그 이름이 더욱 멋스럽게 느껴졌습니다.

 

 

<44, 팝업북 만들기>

44색 팝업북 만들기, 네 명을 영웅을 만나는 시간.

김경숙 선생님의 안내로 대흥사를 빛낸 영웅들을 한 자리에 모셔봅니다. 대웅보전과 일지암도 세워보며 아이와 어른이 모두에게 즐거운 체험입니다. 대흥사와 연관된 인물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이어지며 순식간에 한 작품이 탄생합니다.

 

 

<작은 콘서트-향피리 연주>

비오는 저녁, 한옥의 창문을 활짝 열어놓으니 어스름과 빗소리와 향피리 소리가 어우러집니다. 두륜산의 고요가 성큼 다가섭니다. 박혜민 연주자의 향피리 소리가 산사를 채우고 두륜산을 돌아 다시 보현전 안으로, 내 마음 안으로 들어옵니다. 마음을 적시는 시원한 바람 한 줄기 같습니다.

 

 

<대흥사 편액이야기>

김병기 교수님의 재미난 입담과 대흥사의 인물들 이야기가 어우러져서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던 문화재이야기, 아는 만큼 보입니다. 나무결 하나하나에 담긴 세월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봅니다.

우리를 이 자리에 서게 한 조상들의 숨결도 느껴봅니다. 나를 이루는 요소들은 만만치 않게 많습니다. 고대로부터 내 세포를 이뤄왔던 이야기들을 더듬고 소급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추사vs원교, 몰라뵈서 미안하더이다>

동국선원 정찬스님과 붓글씨를 쓰는 시간, 묵향의 향기가 은은하게 퍼졌습니다.

글씨는 그 사람의 마음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사유의 시간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빨리 써내는 컴퓨터나 볼펜 글씨가 아니라 묵을 묻히고 결을 다듬으며 정성을 다해 한 획을 긋는다는 것, 멈춤의 미학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광사 선생님의 글씨는 사람이 움직이는 듯한 모습인가 봅니다. 추사의 글씨는 천진한 어린아이의 획처럼 단순하면서도 그 안에 대가의 큰 무엇인가가 담겨있습니다.

정찬스님은 자신을 돌아본다는 의미의 허물 자를 써주셨습니다. ‘자를 쓰고 자를 쓰고 낙관을 찍으니 대대로 물려줄 가보 하나씩 생겼습니다.

 

 

 

<일지풍월>

일지암에서의 아침, 두륜산을 두른 안개의 운무와 차 한잔의 풍미. 법오 스님은 묻습니다. 어떤 차가 가장 맛있는 차일까요?

선다일미라는 말처럼 혼자 마시는 차가 가장 좋다고 합니다.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운 상태로 계곡물을 몸 안에 흐르게 하는 것이 차를 마시는 일입니다.

조용한 공간에서 잠시 일상을 벗어나 한 생명체로 머물러 한 잔의 차에 집중했을 때 차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초의스님은 13대 강사로도 유명하고 차와 그림, 글씨 심지어는 동국선원의 담장까지도 독특하게 디자인한 천재였습니다. 스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차를 마시는 일지암에서의 시간은 참가자들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일 것입니다.

 

 

Posted by 대흥사 전통산사 문화재 활용 프로그램 Bodhisatt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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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산사 문화재 활용프로그램

대흥사 44색 깨어있는 영웅을 만난다.

 

 

절로 들어가는 길은 어디든 아름답습니다. ‘아홉 굽이 숲길(九林里)’ 에 자리한 대흥사로 가는 길은 걸음이 아까울 정도입니다. 대흥사 매표소에서 경내까지 1.5km. 계곡 물 소리를 들으며 붉은 꽃송이 툭 툭 떨어지는 동백꽃길, 원시림처럼 짙푸른 숲길을 지나갑니다. 두 개의 일주문을 거쳐 가는 동안에 마음이 열리고 가슴이 트입니다.

 

두륜산 대흥사의 옛 이름은 대둔산(大芚山) 대둔사(大屯寺), 새싹(,)이 크게 움트는 도량이라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겨울바람을 뚫고 돋아난 새싹처럼 건강하고 치열하게 꿈을 키워나가는 청소년들이 도량에 모였습니다. 대흥사의 정신과 문화를 일군 44색 영웅들! 호국대성사 서산대사, 차의 성인 초의선사, 글씨로 길을 만든 추사 김정희, 조선후기 최고 문필가 원교 이광사와의 만남을 통해 꿈의 길잡이를 찾고, 어둠에 가려져 있던 를 깨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찰생활 안내와 문화재 해설(편액투어)

봄 속의 겨울, 12일의 하루는 봄 같고 하루는 겨울 같았습니다. 연푸른빛이 오르기 시작한 먼 산이 희게 물들고, 붉디붉은 동백꽃 위에 흰 눈이 덮였습니다.

사찰 생활에 대한 안내를 시작으로 프로그램의 문을 열었습니다. 먼저 스님과 함께 도량을 돌며 추사 김정희와 원교 이광사의 글씨로 만든 편액을 중심으로 둘러보았습니다. 조선시대 최고 서예가로 꼽히는 추사와 원교의 글씨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각별합니다. 대웅보전 편액은 원교, 침계루와 무량수각의 편액은 추사의 작품입니다. 대웅보전에 걸려있는 원교의 편액이 추사에 의해 떼어졌다가 수 년 뒤 다시 내걸린 사연 또한 흥미롭습니다.

 

 

움직이는 언어, 44색 팝업북 만들기

네 영웅의 이야기를 보다 생생하게 듣고 현장감 있게 만나는 시간. 기와지붕의 표충사와 초가지붕의 일지암을 세우고, 편액을 붙이고, 가사를 걸친 서선대사와 삿갓을 쓴 초의선사를 모시는 등 입체적인 질감, 촉감, 색채를 즐기며 팝업북을 만들었습니다. 정성을 깃들이는 만큼 마음속에 영웅이 한층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44색 토크콘서트

이창선 대금 연주 

악기를 불면 적군이 물러가고 병이 낫고 바람과 파도가 잔다.” 만파식적(萬波息笛) 설화가 말해주듯 피리젓대 대금은 치유와 위로의 악기입니다.

전통부터 현대까지 아우른 대금연주자 이창선 님의 작은 음악회는 봄밤의 아름다운 선물이었습니다. 자신이 대금을 처음 만나 매료된 소년 시절의 이야기와 더불어, <꿈꾸는 소년> <다향> 등을 연주했습니다. 바람이 취구에 들어가 청을 울리고 관을 따라 흘러나오는 선율은 오롯한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현장 스님과 나눈 서산대사 이야기

지난 7일 대흥사에서는 서산대사 탄신 498주년을 맞아 스님의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는 서산대제를 봉행했습니다. 올 가을엔 북한에서 서산대사 추계 제향을 함께 봉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서산대사는 과거 속의 영웅이 아니라 현재에도 살아있는 스승입니다.

서산대사를 새롭게 만나보는 토크콘서트! 보성 대원사 회주스님이자 티벳박물관장인 현장스님께서 마이크를 드셨습니다. 현장스님은 폭넓은 독서와 사유와 여행을 밑천 삼아 특유의 입담으로 서산대사에 얽힌 얘기를 다채롭게 풀어내셨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도총섭으로 승병을 이끈 호국승병장으로서의 면모뿐만이 아니라 선승으로서의 일면도 체감할 수 있도록 여러 편의 시를 소개해주셨습니다. 또한 대흥사에 주석한 적 없는 서산대사의 금란가사와 발우, 교지 등이 지금까지 전해질 수 있었던 이유, 유물 속에 십자가가 들어있었던 뒷이야기, 질의응답으로 이어진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원교 vs 추사 몰라 뵈서 미안하더이다.

붓글씨 쓰기

대흥사는 풍담(風潭) 스님으로부터 초의(草衣)스님에 이르기까지 13 대종사(大宗師), 13 대강사(大講師)를 배출한 뿌리 깊은 수행 도량입니다. 그 법맥을 이어 수행 정진하고 계신 대흥사 동국선원 유나 정찬 스님께서 특별히 <원교 vs 추사 몰라 뵈서 미안하더이다> 프로그램을 이끌어주셨습니다.

동국선원의 현판 글씨 또한 추사의 작품이므로 더욱 각별한 인연일 터입니다추사는 제주도로 유배 가는 길에 초의선사가 머물던 해남 대흥사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혹평했던 원교의 글씨로 만든 편액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거침없이 말했습니다.

 

"여보게 초의, 글씨를 안다는 사람이 어떻게 저런 것을 대웅보전 현판으로 걸고 있나? 당장 떼어 내리게나. 내가 써 주겠네."

 

그리고는 대웅보전만이 아니라 초의선사와 차를 나누던 선방의 '무량수각(無量壽閣)' 편액 글씨까지 써주었습니다. 귀양을 가는 길에도 서슬 푸르렀던 추사는 9년간의 제주 유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대흥사에 들렀습니다. 추사는 대웅보전에 걸린 자신의 글씨를 떼어내고 원교의 편액을 달게 했습니다. 귀양살이를 하며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던 겁니다.  정찬 스님은 추사와 원교의 서체 특성에 대해 일러주신 후에, 참가자들이 직접 붓글씨를 써보도록 지도해 주셨습니다. 붓끝에서 피어나는 묵향의 향기가 가득한 가운데 누군가는 추사, 누군가는 원교가 되어보았습니다

 

 

 

일지풍월

<44색 깨어있는 영웅을 만난다> 마지막 프로그램은 조선 후기의 선승(禪僧) 초의선사와 만남입니다.

일지암은 초의선사가 39세인 1824년에 지어 40여 년을 차와 선()으로 수행한 도량입니다. 초의 선사는 이곳에서 추사 김정희, 다산 정약용 등 당대의 명사와 예인들과 폭넓게 교류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차에 관한 책 동다송을 저술했습니다.

일지암에 깃든지 여섯 해를 맞은 법인 스님은 매월 첫째 주 금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차 마시고 솔바람 소리 들으며 책을 읽는 일지암 다경실(茶經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토요일 밤에는 일지풍월담소를 운영하는데 이번엔 특별히 대흥사 보현전에서도 자리를 폈습니다. 초의선사 선다일미(禪茶一味)’의 향훈과 함께 차를 마시며 마음을 맑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에는 일지암에 가서 차를 마시리라, 기약해 봅니다.

 

 

 

 

내 안의 영웅을 찾아 떠나는 회향

서산대사, 초의선사, 원교, 추사 이렇듯 네 명의 영웅은 저마다 다른 빛깔로 다가왔지만 한 가지 공통된 의미를 주었습니다. ‘내 안의 영웅을 만나라. 진정한 나를 일으켜 세워 삶의 주인공이 되라는 격려와 응원이었습니다.

지금 여기를 딛고 일어서서 떼는 영웅의 첫걸음은 꿈입니다. 도전입니다. 나를 넘어 우리가 되고, 우리가 되어 새 역사를 창조하는 희망입니다 

 

 

 

 

Posted by 대흥사 전통산사 문화재 활용 프로그램 Bodhisatt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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