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륜산 대흥사]
대흥사(大興寺)는 우리 국토의 최남단에 위치한 두륜산(頭崙山)의 빼어난 절경을 배경으로 자리한 사찰로 향로봉, 연화봉 등 8개의 봉우리에 둘러싸여 있는 넓은 분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대흥사의 가람배치는 크게 대웅보전 중심의 ‘북원’과 천불전을 중심으로 한 ‘남원’으로 영역이 나뉩니다. 절을 가로 지르는 금당천을 사이에 두고 남쪽과 북쪽으로 당우(규모가 큰집과 작은 집을 아울러 이르는 말)들을 배치하였는데 다른 절에서 보이는 가람배치 형식을 따르지 않고 당우들을 자유롭게 배치하는 독특한 공간구성이 특징입니다.
대흥사는 호국불교(護國佛敎)의 정신이 살아 숨쉬고 있는 도량입니다. 서산대사의 구국 정신은 이미 잘 알려진 내용입니다. 지금 경내에 자리하고 있는 표충사(表忠祠)는 개인의 수행에 앞서 국가의 안위를 보다 우선시했던 한국불교의 전통을 대표하는 전각(커다란 집을 이르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산대사는 “전쟁을 비롯한 삼재가 미치지 못할 곳(三災不入之處)으로 만년동안 훼손되지 않는 땅(萬年不毁之地)”이라 하여 그의 의발(衣鉢)을 이곳에 보관하였습니다.
대흥사가 배출한 열세분의 대종사(오랜 수행으로 성품이 청정하여 모범이 되는 뛰어난 승려) 가운데 한 분인 초의(草衣)선사는 차와 선이 한가지라는 다선일미(茶禪一味)사상을 바탕으로 다도의 이론을 정리하고 차를 만들어 널리 퍼뜨리고, 전래의 차 문화를 중흥시켰습니다. 이로써 대흥사는 우리나라 차문화(茶文化)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대흥사가 7~9세기에 창건된 이후 현재까지의 지속되고 있는 점과 한국불교의 깊은 역사성이 ‘탁월한 보편적 기준’에 해당한다며, ‘세계유산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등재했습니다.